美 대학 반전시위 2500명 체포…세계 캠퍼스 곳곳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4년 5월 06일, 오후 02:5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서 친(親)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지속하는 가운데 체포된 학생 등은 누적 기준 약 25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대학은 졸업시즌인 가운데 일부 대학 캠퍼스에서는 경찰이 진입해 시위대를 해산하고 농성장을 철거하는 등 긴장상태다. 미국 대학 캠퍼스서 시작된 반전시위는 유럽, 아시아, 중동에까지 번져 일부 지역의 캠퍼스에서도 시위와 연좌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LA 경찰이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동문 공원에서 친팔레스타인 야영지를 철거하고 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있는 농성 텐트가 철거되고 이곳에서 시위하던 25명 학생이 캠퍼스 밖으로 쫓겨났다. LA 경찰은 이날 새벽 USC 캠퍼스에 기습적으로 진입해 시위대를 몰아냈으며, 팔레스타인 국기로 장식된 농성 텐트 등을 모두 철거했다.

학교 측이 시위대의 텐트 등을 해체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USC에서는 앞서 반전시위로 학생 93명이 체포됐고,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되는 등 미 전역에서 격렬하게 시위가 벌어진 캠퍼스 중 하나다. USC 측이 안전을 이유로 무슬림 수석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해 반발을 샀고, 시위 격화로 외부 연사의 연설을 포함한 졸업식 자체가 철회되기도 했다.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턴대학교의 일부 학생들은 가자지구와 연대하기 위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그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물을 제외한 모든 음식과 음료를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 프린스턴 신문에 따르면 일요일 현재 최소 17명의 학부생이 참여하고 있다.

미 대학 졸업식에서도 반전시위 움직임은 계속됐다. 전날 열린 미시간대 졸업식에서는 학사모와 함께 카피예(흑백 체크무늬 스카프)를 착용한 약 75명이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깜짝 시위’를 벌였다. 인디애나대 졸업식에서는 패멀라 휘튼 총장 연설 중 학생들이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다 퇴장을 당하기도 했고, 버지니아대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면서 25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시위대의 요구는 대학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대학 측이 이스라엘과 가자 전쟁을 지원하는 기업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를 시작으로 미 캠퍼스 내 반전시위대와 경찰과의 충돌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면서 세계 다른 지역의 캠퍼스에서도 시위와 연좌 농성이 일어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호주 전역의 최소 7개 대학에 친팔레스타인 시위 캠프가 생겼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시앙스 포 대학과 소르본 대학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일어났다. 인도 뉴델리의 명문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JNU)에서는 컬럼비아에서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과 연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캐나다 전역의 캠퍼스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휩쓸었다. 레바논에서는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교에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을 보이콧 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캠퍼스 내 반전시위에 대한 외부 세력 개입설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이스라엘 시위는 좌파 단체와 오랜 활동가들이 수개월간 학생들을 훈련하고 계획하고 격려한 결과였다”고 보도했다. 컬럼비아대의 경우 시위를 벌이기 몇 달 전부터 학생 조직 간부들이 미 전역에 30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는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전국 학생회(NSJP)’ 등과 함께 협의했다고 WSJ은 전했다.